리더십
- Jun Shin
- 11월 17일
- 1분 분량
요즘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은, 내 스스로의 부족함에서 오는 절망감이다. 7년이나 이 일을 했는데, 세월이 무색할 만큼 형편이 없다. 그 중에 가장 부족한 능력은 리더십이다.
방향을 잃을 때가 너무 많고, 결정을 번복하는 경우도 있다. 팀원들이 일터에서, 혹은 일상생활에서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고, 관심 갖지 않았다. 그들도 딱히 나에게 다가오지 않았다. 말 섞는 것이 어려운 리더인 것이다.
더 큰 목표를 이루길 바라면서도 작게 실행해왔고, 스타트업 대표를 맡아놓고는 안정적인 삶을 내심 바라왔다. 내 개인의 부족함은 즉각적으로 팀원들에게 전달됐고, 상방 한계가 확실한 팀에서 누구도 혁신하려 하지 않는다.
오늘은 이상하게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난 이것을 원하지 않았다. 내가 원했던 것은 작은 팀일지라도,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들과 목표를 이루어가는 하루하루다. 그리고 난 그런 것을 잘 하는 사람이었다.
돌이켜보면 어릴 때부터 리더인 자리를 좋아했고,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을 즐겨했다. 그 것은 내가 퇴사를 결심하고 일을 함께할 사람들을 직접 모아야 겠다는 결심을 한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제는, 회사를 시작할 때의 열정이 사라졌다. 여러 번의 고비를 넘기고, 살아남는 것에 집중하면서 주변을 돌아 볼 여유를 완전히 잃었다. 팀원들에게 월급을 끊기지 않게 줄 수 있는 것으로 만족해왔다. 부끄럽다.
친구나 가족들에게 좋은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다짐은 마음 속에 담아두고 살지만, 하루에 반을 함께 보내는 팀원들에게 영감이 되는 사람이어야 겠다고는 생각해오지 않았다. 정신을 좀 차려야 한다.
부족함을 처절하게 인정하고, 밑바닥을 드러낸 채로 다시 시작해야겠다.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하루아침에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될 수는 없다. 역시나 오랜시간이 걸리겠지만, 오늘 당장 시작해야 겠다.
이제 나의 가장 큰 목표는 내 안에, 어딘가에 있을 좋은 리더의 모습을 다시 끄집어내어 잘 다듬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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