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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oi, Vietnam
공항에서 꽤 오래 달렸는데, 삼 천 원정도를 쥐어주고 사 만원 짜리 비즈니스 호텔에 도착하면 꼭 유니폼을 차려 입은 작은 베트남 청년 두 세 명이 버선발로 마중을 나온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에스코트를 해주는데, 처음엔 되게 부담스럽다가도 호주에서 느꼈던 인종차별이나 런던 도심 12인실 게스트하우스를 생각하면 일단 기분은 좋다. 사 천원이면 전신마사지를 한 번 받는데,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을 받고(물론 그것도 고용주와 나눠야 겠지) 한 시간동안 내 큰 몸둥이를 주물러대야 하는 마사지사의 얼굴에는 땀이 뚝뚝 떨어진다. 발 마사지도 받았는데, 맨발에 샌들신고 하루 종일 돌아다니느라 더러워진 발을 씻어줬다. 뭐가 뭔지 모르겠다. 그런 상황을 겪으며 미안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그냥, 지불 했으니 누리면 되는 일인가? 혹시 직업에 귀천이 있다는 생각 자체부터 오류일까? 왜냐하면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 하노
2015년 10월 28일


Summer, 2014 in Europe
기원이가 만들어준 영상 이때만해도 셀카봉을 들고다니면 사람들이 신기해서 처다보곤 했는데. 표정은 왜저렇게 한결같은지. 뭔가 민망해서 다시 보기 어렵긴 하지만 추억이니 간직하기로
2014년 8월 31일


Helsinki, Finland
헬싱키 시내에서 인근 섬으로 가는 페리를 탔고, 화장실에 갔다가 핸드폰과 지갑을 두고나왔다. 핸드폰은 최신 기기이고, 지갑에는 카드와 적지 않은 양의 현금이 들어있었다. 바보같이 난 그것도 모른 채 페리 갑판 위에서 신나게 바다 바람을 즐기고 있었다. 20분동안. 사진을 막 찍다가 아, 이 순간은 동영상으로 간직해야겠다 싶어서 핸드폰을 찾으려 했으나 없었다. 하늘이 하얘졌다. 그 때, 어떤 아주머니가 오시더니 뭐 잃어버린거 없냐고 물으시고는 지갑과 핸드폰을 건내주셨다. 날 찾아 다니느라 고생하셨다고 했다. 북유럽 사람들의 삶의 여유를 몸소 경험했던 순간이었다. 관광객이 그리 많지는 않았으나, 유럽의 어느 유명한 도시 못지않게 여행자들에 대한 배려가 도시 구석 구석 묻어있는 것을 보고 연이어 감탄했다. 한 나라의 수도인데도 어딜가나 한산하고 조용해서 혼자 여행하기 안성마춤인 도시인 것 같다. 물가가 상대적으로 많이 비싼 것만 빼고는 기대 이상의 도시
2014년 8월 14일


Prague, the Czech Republic
한국인이 제일 많았던 유럽의 여행지. 하지만 딱 하루만 지내보면 단지 드라마 때문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말로는 설명이 안되는 멋진 야경, 도시 어디를 가도 멋진 빌딩과 강 그리고 성. 제일 좋았던 것은 엄청난 수준의 거리 예술가들이다. 관광지 어딜가나 음악이 들려왔고, 밤 10시까지 길거리 음악회는 계속 됐다. 맥주 하나 들고 가만히 앉아서 음악만 듣고 있어도 여행의 피로가 사라지는 것 같았다. 도시 전체의 분위기는 심할정도로 로멘틱했고, 연인들이 유난히 많이 보였다. 한편, 프라하의 음식은 다녀본 유럽 여행지 중 가장 내 입맛에 맞았고, 가격도 쌌다. 특히 돼지 무릎고기는 최고였다. 밤과 낮의 도시풍경이 매우 달라서 새벽까지 돌아다니면서 도시 구석구석 야경을 즐기느라 잠을 많이 못잤는데, 겨울에 꼭한번 다시와서 색다른 프라하를 느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까를교위에 혼자 앉아서 맥주를 마시며 야경을 즐기던 그날 밤은 내 여행 최고의 순간
2014년 8월 9일


Berlin, Germany
어두운 전쟁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현재는 유럽은 물론 세계에서 손 꼽을 만큼 강력한 경제대국인 독일. 유럽에 가게 된다면 독일은 꼭 가겠다고 마음먹었었다. 음.. 맥주도 한 몫 하긴 했다. 베를린은 생각보다는 지루한 도시지만 정말이지 잘 운영되고 있는 거대한 박물관들 때문에 하루도 여유롭게 지낸 날이 없다. 역사, 문화, 예술 등 모든 분야의 박물관이 즐비하고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특히 독일 역사 박물관에서는 하루종일 있었는데, 거의 책을 한 권 읽은 것 보다 더 효율적으로 역사공부를 한 것 처럼 느껴질 만큼 그 전시가 명료했다. 맥주는 생각보다 맛이 없었다. 같이 마셨던 친구들은 모두 맛있다고 했는데 내 입맛에는 벨기에의 진한 맥주와, 네덜란드의 밀맥주가 더 맞는 것 같다. 전쟁으로 유럽의 다른 도시들이 가지고 있는 오래된 건물들이 다 파괴되고 없어서, 신식 건물들이 많았고, 공사 중인 곳이 많은 베를린은 십년 후가 더 기대되는 도시다. 그
2014년 8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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